길(路),...다시 길(途) 곽인숙 길은 길로 이어지기 위하여 있고 걸음은 한 점 한 점 더하여져 길이 된다 점점으로 찍은 나날들이 어떤 모양의 길이 되어 나를 따라오는 것일까? 힘겹게 들숨을 쉬고 숨가쁘게 날숨을 쉬면서 네가 남긴 온기를 따라 올라가는 길(道)에서 내 뒤를 따라오는 길(途)을 보기 위하여 선다 아무도 오지 않는 텅 빈 길 그저 내가 한 걸음 모아 모아 만든 흔적만이 바람 새로 흔들리며 손짓하고 어디에선가 멀어짐으로 어디론가 가까와지는 걸음 늘 비어있어 나의 울림을 만들어내는 길이 아름답고 좋은지라 나 스스로 빈 길을 만들어가면서 길의 걸음을 바람새로 흩어내나니 누가 물어 나를 찾으면 길(道) 없는 길(途)을 내 만들어 가노라.. 그 길엔 내가 피운 꽃이 손을 흔들어 내 걸음을 위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