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용사보담 동사를
문장보다 낱말을
봄에서 만짐으로
만짐에서 들음으로
들음에서 안음으로
안음에서 새김으로
새김에서 흐름으로
흐름에서 오름으로
오름에서 나름으로
나름에서 퍼짐으로
퍼짐에서 빛남으로
빛남에서 가물가물
천지현황
새 사이
로 이슬
움 싹
싹과 공간사이에 맺힌 이슬
그 여린 풀빛같이 이슬빛도 푸르고
우주를 담은 이슬과
손닿은 풀은 더 푸르고
그렇게
새는
길을 쪼아
움싹을 먹기도
강 길을 걷다보면
비둘기들이
볏짚으로 가려둔
유채씨들 채어내는
풍경이 보이는데
쫓을까 말까
그러다 그냥 辶
문장을 농사하는 것은
시라는 씨를 거두려 함이고
그 씨를 다시 앗아내어
줄을 삼아 그네타기
단오丹悟하려 지至
단오를 건너
칠석날
까마귀머리가 놓은
출렁다리 건너기 예비연습
일곱개의 달
일곱개의 저녁
그리고 일곱개의 그네
내 이름
도달해야 하는 목적지
태어나 이르야 하는 곳을 지시하는 이정표
이름대로 산다는 말뜻
요즘 겁나 살아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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