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향빛결, 금빛 물노리

가을단풍 秋燃

청향고은 2017. 9. 30. 13:37

                                 

 


 

 가을단풍 秋燃


저길을 따라 하량하량 걸음하다 마주 오는 이 있으면

그 눈에는 녹빛이 가득하고 그 머리카락 위에는

하늘 물색 이고 있겠습니다.

 

낮익어 그저 반가이 인사를 건네고 싶은 이 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무심한듯 스치는 계절 나그네의 구겨진 옷깃에 작은 티끌이 따라 있어

조금 건너가면 구름 몰아 오는 바람 손짓에

잠시 걸음 멈출 곳도 있을지 모르고...

 

홀로가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저 편에서 마주오는 이가 천년을 돌아

여기서 다시 만나고자 약속한 골깊이 숨은 그리운 이 일수도 있다고..

그런 기다림을 가득 안고 걷고 싶은 길입니다.


 

푸름새소리가 나무사이 가득차 오고 길 너머 자박대며

나에게로 오는 가을인연의 소리가 풍금일 듯 합니다.


 

혼자 걷지만 저 편에도 그대

나처럼 그렇게 생각하며 오고 있을 것입니다

가을이 오면 산 길에는 만나지 못한

아직 오지 않은 인연이 만산홍엽에 숨은 바람따라 흩어집니다.


 

언젠가는 만날 것입니다 가을의 약속입니다

봄이 오면 새 풀로 만나자는...

저 편에서 나를 기다리며 오는 이 있을것이기에

가을인연은 봄 풀로 풀 약속을 하며 혼자 걸어갑니다.

 

고적한 산길에는 그런 약속이 푸른 빛으로 가득차고

 

그것이 믿음 길이 되어 하늘로 손을 펼칩니다


가을인연의 길은 그렇게 하늘로 놓아 있습니다.

 

 

 

 

풀어보는 세월 청춘靑春

 

 

 

 

가는 세월에 등돌리고

그리움만 한가득 풀어내

오는 바람 빗줄기에 눈물을 더해

실버들 흐르는 강 바닷 길 따라 아지랑 아지랑.

.

꽃진자리 잔잎나고 바람씨알 맺으면

길목마다 후두두둑 두둑 떨어진 마음

바스락 소리만 노을눈빛처럼 우두커니 스리랑 스리랑

 

빈하늘을 잡는 듯

봄 지난 자리 늦은 계절 

이리저리 흩어지는 꽃연속에서

그대만은 뿌리 내려 가을 맺은 힘 알알이 아라리.

 

 

                                                            청향

 

 

 

2013.02.21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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