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향빛결, 금빛 물노리

탄현 呑弦

청향고은 2017. 10. 23. 21:01

 



   

 

 

탄현(呑弦)


              청향빛결/ 곽인숙



저기 눈 길을 피하여 몸을 좁히고
해를 등짐져 얼굴 모르지만
어느 시절
누군가에게 가슴 저민 설레임 일으키지 않았다 말하랴
말하지 않았고 알아채지 못하였을 뿐.
 
세월미금 겹겹 손끝에선
가스랑이로 일고 손등에선 핏맥따라 주름주름해도
그 손 맞잡고 싶어한 떨림만든 섬섬옥수 아니었다 하랴
말하지 않았고 알아채지 못하였을 뿐.

바람으로 스쳐가고
구름으로 일고지는 간간히
내가 모르고 네가 말하지 않았을 뿐
네가 모르고 내가 말하지 않았을 뿐
우리는 모르는 누군가에게 얼마나

많은 설렘으로 떨림으로 모름으로 스쳤으랴.

내가 알지 못하고 네가 알지 못하면서
우리는 서로에게 설레고 떨림으로
별처럼
스치운다

사랑하지 않으며 사는 자 없으나
사랑 받는 자가 모르고
사랑받으나 누구로부터인지
바람이나 알까
서로는 알지 못함이 신비 아닌가
 
사람을 보면 설레고 떨리는 것은
모르는 누군가가 나를 바라보기 때문이고
산다는 것이 행복한 것은 모르는
누군가가 나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저마다 누군가에게 현 弦이 이어져있기에
기다림과 설렘이 일렁이는 것일 터.
 
 기다림이 있고 그리움이 있는 것은
 나의 너의 탄현(呑弦)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