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향빛결, 금빛 물노리

어린 내 아침아

청향고은 2017. 7. 11. 10:27

 

 

 

어린 아침아

 

                      청향고은/ 郭忍淑

 

 


아침 통통거리며 들어오는 시간

창가 한 송이 꽃으로 너를 본다


하엽(霞葉)

노을로 따사롭게 익어가는 그리움 겹겹 담은

옆엽아 

연분홍 장미같은 시간아

 

어림을 흔들리며

피워낸다고 붉은 빛 여윈 여린 바람아


아침이 춥다고 더디 걸음하는 겨울

새도 오디론가 깊이 숨어 사뭇 조용한 새벽이다

 

아침보다 노을이 따수운 것은 익은 그리움

노을보다 아침이 설레는 것은 익힐 기다림

 

아침과 노을 사이를 오가며 섞은 결들은

가시총총한 속 알밤으로 모여

언젠가 가을 톡...하고 떨어질게다 

 

낙율(落聿)하고 낙률(樂律)하는 가실까지

머나먼 곳에서 속으로 붉음이 짙어 까만 밤이 되도록

땅으로 떨구는 색들을 모아보자

 

사람아 

연분홍 장미같은 아침아

 

어림을 흔들리며

피워낸다고 붉은 빛 여윈 여린 봄풀아

어린 내 아침아

 

 

                                             2012년 12월 14일 






 

 

 음악은 Isisip - My Lonely R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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