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향빛결, 금빛 물노리

하늬에서 놉으로..

청향고은 2018. 10. 22. 18:26
하늬에서 놉으로.. 
 
마음은 성난 파도 같은 것
성聲 즉 소리가 나와서 
수면을 깨트려 破 
물거울에 드리웠던
그림 圖이 흩어진다는 것 
 
바람을 타랴
바람에 흐트리는 물결을 타랴
바람이 지나고
물결이 쉼을 얻으면
흩트렸던 그림도 다시 보이나니 
 
바람이 쉬면
물결도 쉬고
물결이 쉬면
흩어짐도 멈추나니 
 
바람없는 물결은 그림일 뿐
그대의 걸음마다
풀결이 철럭이니
그림속의 풍경
동경하지 마라라
산다는 것은 
그림을 걸어나와
풀풀거리는 파도를 
쉬엄시음
걸어가는 것이니 
 
발이 젖고
무릎이 담기고
가슴을 넘어
머리를 잠구이어
물아래에서 펄렁이는
물춤을 보면
물심을 뽀그리리 흔드는 것은
그대의 숨이 맹그는 무늬일것을 
 
하늬가을
새봄
나츠여름
놉겨울..
그렇게 물빛고운 낱말을 이고
한바랑돌면 잉孕는다는 씨알 
 
너리운 볕살이 온유롭고
지나는 바람이 새뜻하다
나를 사랑하는 뉘
뉘를 품어안은 나
하나뉨 
 
나니
하나니
여름하나니
불휘 기픈남구 여름하나니
바람이 바스락 마른잎을 스치네
바람에 바스락거리는 잎은 물기를 떨군 잎 
 
입에서 바수랑 바스랑 떨구는 말 또한 그와같다
말은 물기 마른 잎이 가지랑 갈라지는 소리
향기로운 소리 향음
계절을 만드는 바람은 언제나 향기다
디딤
디딤돌
이르게 와서 이르게 가는 하늬바람
볕살이 길게 내리우는 오후가 깊다
말없는 기도처럼 그윽하다 

               2018년 10월 22일 청향빛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