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보라빛 봄을 줍다.
란고청향/郭忍淑
같은 길 다른 얼굴을 본다.
어제 보지 못한 얼굴 흔들피었다
수수꽃다리 찍고 있으니 봄문 열고 나온 나꽃어머니
꽃 찍냐고 살향기털며 물었다
길 다니며 잇는 인연은 따숩다
지혜 주름 주름 모은 손 잡으면
벽없이 세월이야기를 건네준다
이 길을 지나려면 까만 삼순이
길 텃세로 왈왈거리지만
수수꽃다리 연보라로 사알 살
삶의 향기 손으로 담아주는 미래를 만난다
내 길 나이가 어떤 모꽃으로 노화 후히 피울지
향기 소근소근 바쁜 길 느리 느리 지나며
들길따라 흐르는 세월 코걸어 되담는 봄향기이기에
젊음은 푸르고 차운 바람 싱싱하지만
늙음의 붉고 온화한 바람 안온하다
젊은 생속 태우면 물땀냄새나고
늙은 속 태우면 천올만사 바람나겠지
길에서 길을 만난다
봄에 봄을 줍는다
라일락향기 물고 봄까치 날면
지나는 길이 아득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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