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향빛결, 금빛 물노리

우산 토톡 비걷는 소리

청향고은 2012. 6. 16. 05:16

 

 

 

우산 토톡 비걷는 소리 

 

 

 

                                        란고청향/곽인숙

 

 

높은음자리를 찾아 오르내림으로 지친 소리는

발끝으로 떨어져 비묻은 흙처럼 낮아지고

땀 듬뿍 빼 몸은 천길을 떨어지듯 지침으로

므겁기도 하고 덜어냄으로 가비얍기도 하여라.

 

 

 

비가 땅을 내리거름하는 하루속으로 

하얀꽃무리 레이스를 테두리로 단 깜장우산을 펼치고

어깨부딪힐 없이 부요로와진 강길을

우산 토톡 비걷는 소리 들으며 흙을 찾아 내 무게를 내린다.

 

 

 

흙을 찾아 걸어면서 어떤 오기인가....

산책로라  바닥에 붙인 이름표 붙인 정해진 폭의 길을 본다.

남이 만들어 이름표 붙인 길을 반가와 하지않고 

포근함으로 발을 받추는 흙을 디디는 것은

내 몸에게 찾아 누리게 할 수 있는 사치스러움의 하나일 터 

 

 

 

세월 살아온 나이테는 그저 남이 헤이는 용도일 뿐 

별헤듯 나이를 헤지 않는 나와 너에게는

빗걸음에 속을 내준 연분홍,

혹은 붉은 아니면 하이얀 접시꽃잎처럼, 섬초롱꽃처럼

 너와 나의 세월을 하나로

겹쳐 화안히 펴보고, 혹은 오무려 보고 싶은 꿈이

자라락자라락 하루 하루 자랄 뿐. 

 

 

 

흙속으로 스미지 못한 빗물은 신을 타고

안으로 들어 내 발을 철럭이게 하고

인적드문 강을 동토동......물안개처럼 퍼져내는

가슴언저리 덜컹거리는 너의 목소리.

산마루에 첫물로 떨어져 긴 강을 금빛일렁 저리 흘러

그대사랑 내게 이어져도 괜찮은 것일까요.

 

 

 

바람은 내 가슴보다 낮게 흘러내리고 

비는 철벅철벅 신 안으로 고여들고

마주보는 너의 눈빛이 우산으로 내리닫아

튀는 빗방울모은 눈물을 담은 듯 보이구나.

 

 

 

 

비 홀로 가만 가만 강물을 더하는 너와 나의 저녁 사이로

불빛을 하나 둘....올리는 물등빛

언어는 비를 따라 강물에 숨죽여있다가

아침이 오면 날개를 치며 제 세상인듯 붉은 피꽃을 

접시꽃에 담아 강가에 마구 열어놓을 터..

고즈넉한 저녁은 비그리움으로 스러질 터. 

 

 

 

그대여. 접시꽃안에 담긴 빗물처럼 눈물만큼은

 늘 너그럽도록 넉넉한 따사로운 그대여. 

   

 

 

  

 

 

 

 



                    섬초롱꽃



bella luna - Jason Mr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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