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를 버리면 그 자리에는 음표만 淸香빛결/郭忍淑 문자는 땅이 받아 낸 하늘의 알(字)이라면 음표는 하늘이 받아 낸 땅의 얼(子)이라든가. 글은 알을 물빛에 풀어 어린이라든가 콩콩튀는 음표는 어린어를 담은 그물이라든가. 하얀콩은 빈숨 깜장콩은 든숨 반콩은 반숨 빈숨 든숨은 동그라미 모음 반콩은 따에서 하늘까지 길고 긴 자음. 문자를 지면에 눕히면 음만 두발로 살아 하늘로 첫선을 놓아 구름을 건너네. 구름을 건너가면 물 그물이은 두선에 초록별이 동동그네를 타고 다문다문 떨어지는 별똥별이 빈 그네 줄을 잡네 자음으로 길을 내는 팔이 푸르게 넓고 모음을 모아 콩콩뛰게 하는 살이 흰빛으로 빛나네.
란고청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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