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향빛결, 금빛 물노리

청포도/이육사

청향고은 2019. 2. 22. 21:49




청포도/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청포도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 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