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다시 만날 때
청향빛결
그대가 그리운 것은
그대가 나를 그리기 때문이리
눈밟은 걸음을 보내오심은
내 발디딤을 건네주심이리
그대 차의 문을 열어
곱다운 가을바람을 담으시어 어디로
실어가려 하나이까
이 생에 만나 모르며 지나친들
저 생에서 또한 우연인듯 다시 스치리까
그대가 나를 사랑하는 것은
그대가 아름답고 따수웁기 때문이리니
어쩌다 바람이 억새밭을 건너
봉황바람으로 엇자락을 어슷맞기면
이생은 어찌지나고 저 별에서
기나긴 실을 서로 감아가며
재회의 노래를 부를 것인가
그대
금생여수를 지나 혼져옵서 부르는
바람을 밟고 겨울바다를 건너시니이까
그저 사어락거리며 내딛는 몇 잎 남지않은
금물든 은행잎을 건네다보며
가을이 끝발길 그대에게 머뭅니다
벽을 허물고
너르게 나래를 훠어리 훠어리
그리 날으샤 날으샤 빛나오시라
그대와 나는 겨울바람을 타고
어라하를 건너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