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향빛결, 금빛 물노리

연보라빛 봄을 줍다.

청향고은 2015. 5. 6. 20:55

 

 

 연보라빛 봄을 줍다.

                

 

                         란고청향/郭忍淑

 

 

같은 길 다른 얼굴을 본다.

어제 보지 못한 얼굴 흔들피었다

 

수수꽃다리 찍고 있으니 봄문 열고 나온 나꽃어머니

꽃 찍냐고 살향기털며 물었다

 

길 다니며 잇는 인연은 따숩다

지혜 주름 주름 모은 손 잡으면

벽없이 세월이야기를 건네준다

 

이 길을 지나려면 까만 삼순이

길 텃세로 왈왈거리지만

수수꽃다리 연보라로 사알 살

삶의 향기 손으로 담아주는 미래를 만난다

 

내 길 나이가 어떤 모꽃으로 노화 후히 피울지

향기 소근소근 바쁜 길 느리 느리 지나며

들길따라 흐르는 세월 코걸어 되담는 봄향기이기에

 

젊음은 푸르고 차운 바람 싱싱하지만

늙음의 붉고 온화한 바람 안온하다

 

젊은 생속 태우면 물땀냄새나고

늙은 속 태우면 천올만사 바람나겠지

 

길에서 길을 만난다

봄에 봄을 줍는다

 

라일락향기 물고 봄까치 날면

지나는 길이 아득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