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향빛결, 금빛 물노리

사랑은 겨울이다

청향고은 2015. 5. 7. 21:06

 

사랑은 겨울이다

 

                    달빛청향/郭忍淑

 

 

그리운 이는 겨울안개다

겨울안개(冬霧) 동무...

촉촉히 스며 온통 눈물 만드는 아픈이름이다

기억되어 남는 사람은 피까지 차가움으로 스미는

겨울새벽같은 사람이다.

 

영원한 사람 봄날 하루 꿈꾸지만

피를 말리고 얼리며 지나가는 세월 아무나 담을 수 없다

차가운 겨울 새벽 바람으로 와 온통을 고드름으로 맺음하기에

손가락 붙는 애는 차가움 태워 참아 견디어 녹아 떨어지는 사랑이다

 

영원한 사랑은 하얏케 빛나고 

포근스런 눈이 담아 오는 넉넉한 그림에서가 아니라

몸 가누기도 버거운 겨울 바람결이

찰나에 보여내는 바람이 몰아오는 노래가 남기는 빈 뒷모습에서다

 

영원한 사랑이란 사람의 흔적이기에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스스로 생채기를 그어

그 피흘림에 트집덧대임을 피해가지 않는 일이다

 

살을 헤집고

근육을 파들며

피에 스며흘러

그리고

드디어는

눈물이 핏물이되는

또는 핏물이 눈물이되는 그 길을

찰나마다 드나는 일

 

상처를 받는다는 것은

바람이 담은 찰나의 빛칼이 스쳤다는 것

사람으로 인해 상처받지 않는 

강한 영혼은 온통 피흘림으로 자신을 

먼저 물들였을 것이다.

온통 상처임으로 상처가 사랑이라는 것을 아는 것

 

봄 초록 침琛같은

여름 흰꽃엽葉같은

가을 붉은 실實같은

겨울 검은 나토裸土같은 

 

사랑은

눈(春)으로만 환희를열(夏)어 가지만(秋)

정작에 머무(冬)는 사랑은 

겨울안개같아

살이 차갑고 

뼈가 시리고

넋이 외롭고 

말이 아프다

 

사랑은 내 영혼의 겨울에 더 깊은 겨울로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