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을 새긴 약속
천년踐秊을 새긴 약속葯束
달빛청향/곽인숙
금호강에 잠겨 천년 깊은 달은 꿈따라 물주름너머 눈에 떠오르고
길봉우리 걸린 긴밤 높은 달은 뜻잊은 숨가락으로 가슴으로 흐르지
천년을 건너도 만나자 한 약속은 산길 진달래로 홀로 피고지고
은하수 건너며 손잡은 긴 언약은 물길 연청노을 담은 하루되네
한걸음 너가 오고 내가 하루씩 좁혀가다보면
천년을 건너 온 약속 새긴 손금을 맞대고 이어
다시 천년을 가자는 약속을 지문에 그릴 수 있을까
이곳과 저곳으로 흩어져 있는 지금 시간을
한 마음으로 모으면 공간까지도 한곳으로 모일까.
나외로움 홀로 여기 건너면서 늘텅빈 너의자리를 깁는 차운바람
너그리움 멀리 아른 아릉이며 흐르는 내노래가락 빛난 빗물소리.
내일을 불러와 오늘을 만날약속 강길 이팝마다 알알 희게피고
누리를 건너며 하늘로 놓은언약 눈길 보라별꽃 반짝 빛이되네
한걸음 땅을 걷고 내가 하루씩 좁혀가다보면
천년을 이어 온 약속 새긴 걸음을 나란히 이어
다시 천년을 가자는 마음을 손금에 새길 수 있을까
그날은 따수운 네 가슴에 시간 넘은 금물결
파란바람을 모으면 눈빛까지도 한숨으로 모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