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향빛결, 금빛 물노리 126

길 이야기 路說

길 이야기(路說) 청향빛결/곽윤영 끝이 없는 길 있을까? 우로보로스라면 답이 될 테지 영원한 사랑이라는 것이 있을까? 어제와 내일이라는 언어를 삭제하면 되겠지 여기 이 자리의 너를 보면 저기 다시 내가 그립고 그 곳 나를 보면 이 곳 다쉬 너를 배고픔 이 바람이 흔드는 시계추오감에 눈이 속아나누나 말은 아려나누나 글은 돋아나누나 멀어서 가까우려 걸음을 세고 가까와 멀어지려 걸음을 느리게 하는 그러면서 서늘 서늘한 가을로 바람이 동자를 스쳐 눈물이 나네 내 등을 돌려있다 한들 바람이 나를 돌아나가지 않으며 내 귀를 막아있다 해서 심장을 돌아가는 뱃고동소리가 멈추지는 않으리 그저 그렇게 바라보고 그저 이렇게 도란 거리며 바람이 만드는 길을 바람에 풀잎이 눕듯이 같은 별에서 이 별로 은하수 타고 온 그 길을 ..

낙화연정

낙화연정(樂花連晶) 달빛청향/ 곽인숙 꽃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비에 묻어 하야케 떠나는 꽃의 이별 바람이 일어 새순이 오름을 벗하랴 바람 든 은행잎이 가지에 초롬초롬 그대 오기로서니 어떤 노래를 부르랴 깊은 곳에서 등휘게 진 억겁을 부러노코 하여가 한 줄을 밟으라 하시니 천강에 기대어 노을을 듣는 그대의 눈에 비아기로 알알 올림표를 구름너모에 한걸음 앞둔 온달이 희게 흐르며 내림표를 섞은 로렐라이를 부르리 황금빛은 구름너머 깊이 숨은 숨을 꺼내어 강물이 올라 춤추는 뱃전에 자알 익힌 땀음표 차알 차랑 찰. 숨찬 노래다발을 던지리 세월은 뭍으로 헌몸을 올리는데 그대 세월은 굽힌 몸을 더 깊이내어 강물에 잠긴 달빛을 잡으려 하니 하여가 한 줄..닷줄이려나 겹겹의 장미바구니를 앞세우고 주름 주름 오딧세우스..

하루 날개를 펴고

하루날개를 펴고 청향빛결/곽인숙 그대가 발꿈치에 꽃피를 딛고 거기서 날으면 그대 일렁인듯 손바람으로 여울을 만들어 산모롱이를 돌아오는 그대의 날개깃에 슬몃들어라 어디서 결을 지어 나즈기 나라니 달빛을 놀고 구름이 사위어내는 소리를 같이 쉬르 휘날하면 즈승을 건너와 이승에서 만난 연이 눈꽃으로 천송이 백만잎이 솜털을 흔들며 슮이려나 바람은 막차도 없고 첫차도 없어 아무데서나 걸어와 매듭진 붉은 실의 약속도 없이 불피를 날개로 그대를 태우고 나를 태우는 봄되어 스란 사란 핫시림 물꽃망울 송송, 바람봉화 상상 부르는 노래 휘날리고 그렇게 봄이 걸음을 느리며 물들어오고 있는 물기슭에 다으리 휘슬 닿으리 휘파람 얼굴 발그리한 누리는 봄동으로 버들개지 그네를 타구나 2019. 03.08 오전 10 ;37